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어른들은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떻니?  그 애는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 채집을 좋아하니?'
등의 질문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 애는 몇 살이니?  형제는 몇이고, 체중은 얼마나 나가니?  아버지가 돈벌이는
잘 한다든?' 하고 어른들은 묻는다.  그런 것들을 알아야만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창가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앉아 있는 예쁜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 하고 말하면, 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상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대신 '10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하면, 그들은 '야, 정말 멋진 집을 보았구나!' 하며 감탄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야깁니다. (p28)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습니까.


그 회사 초년 연봉은 얼마죠?
사원은 몇 명이죠?
작년 매출은 얼마인 거죠?  이익은…


'창가에는 제라늄 화분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가 앉아 있는 예쁜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

어른이 된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가요.

 

by 제임스 | 2007/03/04 23:59 | 작은이야기들 | 트랙백(2) | 덧글(14)

트랙백 주소 : http://jamestic.egloos.com/tb/98141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NoSyu의 주저리 주저리 at 2007/03/05 09:38

제목 : 나도 이제 어른일까?
이오공감에 재미있는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블로그 방문객들은 혜성과 같다.' 오늘 처음 뵙는 분이라 잘 모르겠지만, 천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 자신의 관심사와 블로그를 연결시키셨던 것입니다. 저 역시 감명받아 덧글을 남겼습니다. 그 후 여러 번 글을 읽다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즉, 학명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런 학명을 보니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When an astronomer dis......more

Tracked from 현실과 이상 - 격차 .. at 2007/03/12 17:16

제목 : 그랬군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가 ..
1. 대학교 커트라인이? 몇 년 됐니(역사)? 졸업생은? 몇 학번? 등록금은 얼마니? 어디 있니?(소재지의 땅값을 고려한 질문) 2. 직장 얼마 준대니? 직원은 몇명이니? 매출은? 창업한지 얼마나 된 회사니? 사장은 몇살이니? 어디 있니?(소재지의 땅값을 고려한 질문) 3. 배우자 몇 살이니? 키는? 몸무게는? 연봉은? 차는 몇cc? 잔고는? 어디 사니?(사는 곳의 땅값을 고려한 질문) 4. 자식 몇 명이니? 몇 살이니? 친구는 몇명? 과외는 ......more

Commented by 독심호리™ at 2007/03/05 09:03
제라늄화분에 매일 물을 주고, 비둘기가 지붕에 앉아 있는 흔적(?)을 주기적으로 지우고 예쁜 벽돌집을 청소하려면 얼마나 힘이 들고 시간이 드는 지 알기 때문에

그렇게 자꾸 질문하는 것이 아닐까요?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알지만 그 길이 힘겨워 보여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추운 월욜 아침에 출근하기 힘들어서 괜히 시니컬해졌나 봅니다 ㅠㅠ



Commented by Heart at 2007/03/05 09:17
이런 이상적인 무언가를 따르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드네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3/05 18:56
독심호리님// 그럴 수 도 있네요. 보고 싶지 않은 채널이 켜져 있는 TV같이요. 아버님은 어떠신지…

Heart님// 네, 너무 많이 알아버린… 학교라는 제도가 지식과 지혜의 균형을 유지시키는데 도움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아이디가 예뻐요.
Commented by loondark at 2007/03/06 10:26
'자연과 철학' 교수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자연을 처음으로 수치화한 사람이 뉴턴이라고 은근히 씹으시던게 생각나네요. 이런말씀이 나오시면 꼭 하시는 말씀은 인문학이 살아나야된다고...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3/06 18:44
그러게요. 가끔은 수치가 행복의 척도는 아닐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카페모카 at 2007/03/06 20:33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결혼하면 부모->마누라(?)
Commented by Paromix at 2007/03/07 00:20
너무 많은 것을 알아가면서, 너무 많은 것을 잊고 사는 탓일지도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3/08 11:11
loondark님// 뉴턴을 그렇게 바라볼 수 도 있군요. loondark님 말씀하시는 것보면 천재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교수님 영향인가요?

샤린님// 그렇죠? 근데 저도 숫자가 좋아요 ^^

카페모카님// 부모 다음이 아내라는 이야긴가요? 이 무슨... 하하 이해가 전혀 안되네요. 제가 CPU가 좀 안좋아서 쉽게 좀 설명을 ... 하하

Paromix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좋아요. 두분은 여전히 잘 지내시죠? 두분다 포스팅이 뜸하시니... ^^
Commented at 2007/03/11 23: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상훈 at 2007/03/12 00:34
이런 것을 관념적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저도 아직 관념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긴합니다만, 빨리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ommented by Core_Geek at 2007/03/12 20:23
링크신고합니다. ^^;
...와닿는 글을 읽게 되서 오고 또 오게 되네요 ^^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3/14 12:57
상훈님// 역시 단어의 마술사 다우십니다. ^^ 이제 겨우 시작이신걸요... 잘 될겁니다. 즐기세요

Core_Geek님// 네,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날씨가 너무 따뜻하죠?
Commented by 블룸 at 2007/04/24 09:03
좋은 글 좀 담아갑니다...참 좋은 말이라서..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24 13:02
네, 블룸님, 날씨가 참 좋네요...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