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너는 은행원이 되거라"


"얘야, 너는 은행원이 되거라."

"엄마, 은행원이요?"
"으응~"

"은행원이라면…
네, 손님 어서오십시오.
2만원 입금이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이런거요?

은행 문닫고, 밤늦게까지 숫자 맞추다가,
10원이라도 빠지면, 어떻게서든 맞추어야 한다는 그 은행원이요?

은행원이 월급 많이 받고,
안정적인 직장이라서 좋겠지만,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숫자만 보면 머리가 아파오거든요.
죄송해요. 엄마.

혹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저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벌써 엄마가 돌아가신지도 오래되었네요.
지금은 엄마가 왜 은행원이 되라고 그러셨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를 얼마나 생각하셨는지 잘 알고요.

엄마, 저는 은행원이 되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일을 하고 있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답니다.

보고 싶네요.


by 제임스 | 2009/06/28 14:30 | 메인스토리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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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qua0125's m.. at 2009/06/29 16:20

제목 : 태영의 느낌
이 일을 하고 있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답니다....more

Commented by 해색주 at 2009/06/28 17:34
어머니 말씀에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안정적이지도 않고 이것저것 팔아야 할 보험, 펀드, 예금 심지어는 핸드폰에 배추도 팝니다. 은행원도 지점에서 돈받는 직원들은 대부분 계약직이며 펀드/대출 상담하는 직원들은 자격증 7개 정도에 매월 연수를 듣느라 바쁜 사람들입니다.

은행원이 좋아 보이기는 하겠지만, 예전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이젠 없지요. 은행 다니다가 많이들 그만두고 새로운 길들을 찾더군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6/30 12:58
해색주님이 은행원이셨군요. 내용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셨는지요. 이미 아시겠지만 은행원이란 상징적으로 부러운 직업을 말하는 것이죠.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등. 그러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꿈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일 수도, 좋지 않은 것일 수도 있으나, 우리 자녀나 후배들에게 나의 꿈이 무엇인가 (부모의 것과 같으면 더욱 좋지만) 생각을 한번 해보는 자유를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참다운 교육일지도 모르겠구요.
Commented by loondark at 2009/06/29 12:00
오랜만에 글이네요?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가 올거라고,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부모님이 돌아가는 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우리가 말하는 행복이라는게 생각했던 것 보다 소소한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7/02 09:45
Loondark님, 꽤 젊으심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깊으셔서, 항상 도인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가 온다는 것이 참 두렵죠. 행복이란 아직 그때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일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맞아요. 행복이던, 인생이던 Loondard님 말씀처럼 정말 소소한 먼지 같은 것들이죠. ^^
Commented by Paromix at 2009/07/02 00:36
얼마전에 누군가 최근에 행복했던 기억이 뭐냐고 물어봐서, 프로그램에 버그가 있어서 그걸 밤새 붙들고 있다가 해결했을때라고 말했더니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구요.
기분 좋긴해도 행복할 것 같진 않다고 말이에요. 졸지에 이상한 사람이 되었지 뭐에요. 하핫^^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7/02 15:13
혹시 은행원에게 그런 이야기 하신거 아닌가요? 하하 농담입니다.
Paromix님도 그 즐거움을 아시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힘들게 올라가서 고생하는데, 그걸 좋다고 하느냐? 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아요.
이글이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상한 사람 여기도 하나 추가해 주시고요 ^^
Commented by 스피닉스 at 2009/07/02 22:12
오랜만에 글이네요....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직업의 판단 기준이 안정적이고 돈 많이 버는것으로 굳어진 듯 하네요. 물론 안정적이고 돈 많이 받으면 좋지만 자기 꿈을 향해 한 발씩 나가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말이죠... 너무 한가지 길만 좋다고 다들 그길로 가려고 하는 현실이 가끔 답답하게 느껴질때도 있구요... 그 점에 있어서 제임스님은 행복해 보여서 다행입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7/08 23:08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풍요를 느낀다는 선진국들은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옆집에서 좋은 차 사고, 친척이 좋은 집 사면서 서로를 알게 모르게 비교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는 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긴 해요. 그래도 우리의 영혼이란 것은 팔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가벼운 이야긴 것 같고요. 이 이야기는 대부분의 다른 이야기와 같이, 제 이야기는 아니고요. 하지만, 저도 제 일을 하면서 행복한 것 맞는 것 같아요. 좋은 말씀 항상 감사합니다. 스피닉스님
Commented by 해색주 at 2009/07/07 02:44
정말 오랜만에 글 올려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늘 잔잔한 감동이 있는 글이네요. 저는 군대에서 CRM에 매력을 느껴서 7년정도 이쪽 분야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줍잖은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늘 노력을 하지만,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산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실력이 많이 필요하기는 하더군요. 늘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프로그램 버그를 찾는게 쉽지가 않지요. 많은 기쁨을 느끼고는 했는데 요즘에는 세미콜론이나 괄호가 빠져서 에러가 나는 상황이라서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7/08 23:16
CRM이라면 은행원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요? 하하 잘 모르겠습니다. 해색주님. CRM 하니까 저는 DB가 생각나네요. MBL 야구 경기를 보면서 정말 DB기술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은행의 CRM도 상당한 수준일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벌써 7년을 하셨다면 이제 전문가 이시겠네요. 한 수 가르쳐주세요~ 해색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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