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 19일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

"젬스님,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적응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요..."
"으응, 크리스. 뭔데? 궁금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간보고를 안 쓰는 거요."
"겨우 그거? 하하. 근데, 안 쓰면 좋자나?"
"그쵸. 근데 다른 곳에서는 늘 쓰다 보니 익숙해져서 그런가 봐요."
"사실은 우리도 한 때 썼었지. 한 3~4개월 되나?
매주 마다 이번 주는 뭐했고, 다음주에는 뭐할 것인지 적었었지
근데 한 몇 개월 적으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이거 왜 적고 있는 거지?'
"팀장님이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지 않나요?"
"그치, 그렇긴 한데, 우리 같이 작은 팀이라면, 굳이 이런 걸 안 써도 상황은 이미 다 알고 있거든"
"하긴, 그러네요"
"그냥 이전부터 해왔으니까, 우리도 그냥 한 거같아.
근데, 뭔가 있기는 있었어."
"그래요?"
"그게 뭘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한 팀원 때문이었던 것 같아.
좀 된 이야기지만, 그 친구는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주간보고는 그 팀원을 감시하고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
"네에~"
"왜 그렇자나~
믿으면 "잘 되가니~" 하고 대충 인사처럼 이야기 하지만,
믿지 못하면, "요즘 뭐하지?" 하며 하나 둘씩 캐묻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
결국 주간보고를 쓰는 훌륭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는 주간보고를 훌륭하지 못한 팀원을 관리하고 간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던 거지.
그리고는 이 주간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어.
그 이후부터 우리 팀에선 주간보고란 건 없어진 거지."
"그랬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 몇 년간은 창피스러운 실수의 연속이었네. 하하"
# by | 2009/04/19 22:27 | 메인스토리 | 트랙백(6) | 덧글(12)





제목 : iron의 생각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more
제목 : nakada의 알림
피드공유( feedSnipe) 소프트웨어 이야기 :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more
제목 : 분발하세요의 생각
일일계획서/보고서, 주간계획서/보고서, 월간계획서/보고서, 연간계획서/보고서를 써내려가며 이런 쓸데없는걸 작성하라는건 팀원을 믿지 못하겠다는거 아니냐 - 라고 했더니, 우리 팀장님은 “그거 쓰는데 몇 분이나 걸린다고 - 일하기 싫은거냐?” 라고 타박만… -_-...more
제목 : 블루피그미의 생각
왜 그렇잖아~~ 믿으면 '잘 되가니~' 하고 대충 인사처럼 이야기 하지만, 믿지 못하면, '요즘 뭐하지?' 하며 하나 둘씩 캐묻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more
제목 : 어떤 회사 이야기
그 후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게 된 계기 중 하나인 영업팀장님이 새로 차린 회사에서 3개월 여간을 근무하게 되었는데, 이 회사에선 업무 일정 관리 체계가 전무하여 3개월 중 태반을 야근/밤샘으로 보내면서 건강이 급속하게 악화, 다른 회사로 이직을 결심 하게 되었다. ... 이 때의 주간 보고는 엑셀로 자신의 업무 내역(각 업무 항목에 대한 예상 시각/실제 소요시각, 이슈사항, 차주 예상 업무)를 정리하고 팀별 회의 에서 리뷰하면서 업무량을 ......more
제목 : Heart의 생각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팀장이라면 팀원 전체의 일정이 파악이 되어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주간보고는 감시의 목적 혹은 필요없는 허레허식이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할 일이다. 사실 이슈관리에 개선사항까지 모두 이슈로 정리해서 올린다면 주간보고가 필요없을듯...more
우리도 작은 팀인데.. 문제는 주간보고가 없어도 될만큼 팀원들이 무슨일 하는지를 다 파악하지 못한다는게 문제.. 흑..
이런 실수를 이야기 하는 것도 머뭇거리는 소심함인데,
보통사람님의 답글이 힘이되는 군요. 고맙습니다.
저는 영업팀 일지를 6개월 이상자에 대해선 완전히 없앴다가..
이번에 거의 3년만에 다시 부활시킵니다.
그때 없앴던것은 당시의 일지가 6개월만 되어도 쓸 이유없는 일지였고..
지금 부활시키는 이유는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왜?를 고민하다보면.. 여러가지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수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다시 부활시킨 일지는 내용의 80%가 체크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화되지 않는 자료는 한번 이상 안보게 되니깐요..
하지만 디지털로 변환이 가능하다면.. 활용가능한 자료로 바뀌겠죠.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가을이 지나가는가 보군요.
겨울을 즐겨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