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


"젬스님,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적응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요..."
"으응, 크리스. 뭔데? 궁금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간보고를 안 쓰는 거요."
"겨우 그거? 하하. 근데, 안 쓰면 좋자나?"
"그쵸. 근데 다른 곳에서는 늘 쓰다 보니 익숙해져서 그런가 봐요."

"사실은 우리도 한 때 썼었지. 한 3~4개월 되나?
매주 마다 이번 주는 뭐했고, 다음주에는 뭐할 것인지 적었었지
근데 한 몇 개월 적으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이거 왜 적고 있는 거지?'

"팀장님이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지 않나요?"
"그치, 그렇긴 한데, 우리 같이 작은 팀이라면, 굳이 이런 걸 안 써도 상황은 이미 다 알고 있거든"
"하긴, 그러네요"

"그냥 이전부터 해왔으니까, 우리도 그냥 한 거같아.
근데, 뭔가 있기는 있었어."
"그래요?"

"그게 뭘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한 팀원 때문이었던 것 같아.
좀 된 이야기지만, 그 친구는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주간보고는 그 팀원을 감시하고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
"네에~"

"왜 그렇자나~
믿으면 "잘 되가니~" 하고 대충 인사처럼 이야기 하지만,
믿지 못하면, "요즘 뭐하지?" 하며 하나 둘씩 캐묻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

결국 주간보고를 쓰는 훌륭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는 주간보고를 훌륭하지 못한 팀원을 관리하고 간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던 거지.

그리고는 이 주간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어.
그 이후부터 우리 팀에선 주간보고란 건 없어진 거지."
"그랬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 몇 년간은 창피스러운 실수의 연속이었네. 하하"

by 제임스 | 2009/04/19 22:27 | 메인스토리 | 트랙백(6) | 덧글(12)

Tracked from ironyjk's me.. at 2009/04/20 05:45

제목 : iron의 생각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more

Tracked from nakada's me2.. at 2009/04/20 10:03

제목 : nakada의 알림
피드공유( feedSnipe) 소프트웨어 이야기 :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more

Tracked from monologue's .. at 2009/04/20 11:06

제목 : 분발하세요의 생각
일일계획서/보고서, 주간계획서/보고서, 월간계획서/보고서, 연간계획서/보고서를 써내려가며 이런 쓸데없는걸 작성하라는건 팀원을 믿지 못하겠다는거 아니냐 - 라고 했더니, 우리 팀장님은 “그거 쓰는데 몇 분이나 걸린다고 - 일하기 싫은거냐?” 라고 타박만… -_-...more

Tracked from bluepygmi's .. at 2009/04/24 11:57

제목 : 블루피그미의 생각
왜 그렇잖아~~ 믿으면 '잘 되가니~' 하고 대충 인사처럼 이야기 하지만, 믿지 못하면, '요즘 뭐하지?' 하며 하나 둘씩 캐묻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more

Tracked from inside of th.. at 2009/05/04 01:46

제목 : 어떤 회사 이야기
그 후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게 된 계기 중 하나인 영업팀장님이 새로 차린 회사에서 3개월 여간을 근무하게 되었는데, 이 회사에선 업무 일정 관리 체계가 전무하여 3개월 중 태반을 야근/밤샘으로 보내면서 건강이 급속하게 악화, 다른 회사로 이직을 결심 하게 되었다. ... 이 때의 주간 보고는 엑셀로 자신의 업무 내역(각 업무 항목에 대한 예상 시각/실제 소요시각, 이슈사항, 차주 예상 업무)를 정리하고 팀별 회의 에서 리뷰하면서 업무량을 ......more

Tracked from heartsavior'.. at 2009/05/15 09:59

제목 : Heart의 생각
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팀장이라면 팀원 전체의 일정이 파악이 되어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주간보고는 감시의 목적 혹은 필요없는 허레허식이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할 일이다. 사실 이슈관리에 개선사항까지 모두 이슈로 정리해서 올린다면 주간보고가 필요없을듯...more

Commented by 레인블루 at 2009/04/20 10:40
아 저도 주간보고를.. 쓰지 말자고 할까봅니다.
우리도 작은 팀인데.. 문제는 주간보고가 없어도 될만큼 팀원들이 무슨일 하는지를 다 파악하지 못한다는게 문제.. 흑..
Commented by 최종욱 at 2009/04/20 11:21
보고가 없으면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보고가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싶네요. 필요한 건 지켜야겠지요 ^^;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4/20 19:03
사실 다 파악한다는 것은 참 힘든일인것 같아요. 뭔가 상황을 알고는 싶은데, 적은 시간 투자하면 좋겠고 하는, 그런 심리의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주간보고 몇줄 본다고 진정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보고 없이 잘 돌아가면 그게 제일 좋은것 같아요. 레인블루님 ^^
Commented by 친절어린이 at 2009/04/20 10:43
저희 팀도 좀 제발 안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쓸 때마다 감시 당하는 것 같아서....그래서 전 그냥 안 씁니다. ㅋㅋ 그리고 한 가지 문제로 1주일 고생했는데, 그럼 한 줄 써야 하잖아요 ..ㅠ
Commented by 최종욱 at 2009/04/20 11:20
한 가지 문제에 어떤 해결책들을 적용했는지, 그 중에 무엇이 어떤 이유로 실패했는지 등을 적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들이 사실 전부 '노하우'거든요. 우리는 실패에서 배우니까요 ^^;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4/20 19:05
주간보고가 좋은 점도 참 많은데, 감시 당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작성하다 보면 별 효력이 없는 것도 같아요. 근데, 안써도 되나보죠? 친절님 파워가 대단하시군요. ^^
Commented by 최종욱 at 2009/04/20 11:17
거꾸로, 팀원들 스스로 관리가 안되는 경우에는 써야한다는 말도 되겠습니다. 갓 태어난 팀은 일단 성실하게 작성하고 나중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그 때에는 없애도 되겠죠. 거기까지 한 1년은 걸리지 않을까요. 꼭 실수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4/20 19:07
종욱님이 답글을 다 달아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하 종욱님 생각도 많이 알게 되었구요. ^^ 맞아요. 주간보고를 포함해서 보고에는 좋은 점도 참 많죠. 제가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관리하고 간섭하기 위한 목적이 잘못된 것 뿐이죠. 불신은 발전을 가져오지 못하더라고요. 여전히 잊어먹고 살지만요 ^^
Commented by 보통사람 at 2009/04/23 09:30
지난 몇년간 부끄러운 실수였다니.. 참 부러운 실수이십니다.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04/24 13:03
이런 좋게 보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런 실수를 이야기 하는 것도 머뭇거리는 소심함인데,
보통사람님의 답글이 힘이되는 군요.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 at 2009/11/10 14:53
무엇을 하건 왜? 라는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영업팀 일지를 6개월 이상자에 대해선 완전히 없앴다가..
이번에 거의 3년만에 다시 부활시킵니다.
그때 없앴던것은 당시의 일지가 6개월만 되어도 쓸 이유없는 일지였고..
지금 부활시키는 이유는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왜?를 고민하다보면.. 여러가지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수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다시 부활시킨 일지는 내용의 80%가 체크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화되지 않는 자료는 한번 이상 안보게 되니깐요..
하지만 디지털로 변환이 가능하다면.. 활용가능한 자료로 바뀌겠죠.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9/11/12 13:12
네에, 왜? 라는 질문이 중요한거군요.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가을이 지나가는가 보군요.
겨울을 즐겨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