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고,


팀장이라면, 아마도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 많은 꿈들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런 꿈을 위해 많은 용기를 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힘은 '인연'이라는 운명 앞에서는 너무나도 미약한 것 같습니다.
그 미약함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재작년 이때쯤이었죠.
C님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습니다.
아참~, C님의 소개를 해드리죠.
C님은 파트너 회사에서 일하시던 분이었는데, 저희 팀 멤버인 Gil님하고 함께 일하게 되었죠.
그런 와중에 C님이 기존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Gil님이 저희 팀과 함께 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평소에 웬만해서는 사람을 추천하지 않는 Gil님이시라,
직감적으로 대단한 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만나보니 매우 훌륭한 엔지니어이셨고, 팀원들도 환영하여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C님은 기존 프로젝트의 마무리에 4개월 정도의 시간을 요청하였고,
기존 회사의 퇴사 이후에 4개월 정도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였죠.
프로젝트의 로드가 심했지만, 8개월을 기다려야 했죠.
하지만, 훌륭한 팀원을 얻기 위해서 그 정도의 배려는 해주어야 한다고 모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팀원들이 조금씩 더 일을 해나가면서 4개월을 기다리던 중이었죠.

C님의 메일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퇴사하지 않고 현재의 회사에 계속 있겠다는 이야기였죠.

많은 것을 배려하면서 기다린 후인지라, 마음속의 허탈감은 참으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이고, C님에게 축복을 드릴 수 밖에는 없는 일인 것 같더군요.
그래도,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하하



그로부터 3개월 후, M님이 새로운 팀원이 되었습니다.
'과연 인연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시작하였는데,
우습게도 모든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었죠.
지금은 저희 팀의 독특한 멤버로써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고요.

지금 돌아보면,
C님과의 멀어진 인연이, M님과의 인연을 이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다행이죠.

'하나의 인연이 끊어지면, 또 하나의 인연이 이어지나 봅니다.'




벌써 10년도 넘은 일이네요.
눈이 많이 오던 겨울이었는데,
3명이 자취방에 모여 '우리 어떤 일을 할까?' 하고 고민하던 때였죠.
G님하고 S님하고 함께 하였는데,
두 분은 정말 훌륭한 엔지니어였고, 팀에서도 중요한 핵심 멤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G님하고 성격이 비슷했기 때문에,
의견이 나올 때 마다 저와 G님이 같은 의견을, 그리고 S님이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곤 했죠.
아마도 그런 상황에 대해 S님이 상처를 받곤 하셨을 겁니다.

몇 년 후에, S님은 퇴사하여 조금 다른 분야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 후에 G님 또한, 퇴사를 하였죠.
'뭔가를 해보자'는 인연은 그렇게 흐리게 지워져 갔습니다.

우습게도 1년 후에 G님은 창업 멤버로 저를 초대를 했고,
아무에게도 초대를 받은 적이 없던 저는, 그 멤버에 조인 하기로 쉽게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G님과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되었죠.

2년 반이 지나서, 그 회사는 폐업을 하게 되었고,
저는 새로운 팀을, 그리고 G님은 다른 회사로, 그렇게 인연이 또 끊어지게 됩니다.
그로부터 4년간 G님에 대한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그 인연을 다시 이어보려고 말이죠.
많은 배려와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말입니다.

그 와중에 S님은 몇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저희 한 고객사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창업 멤버죠.
그렇게 평행선 같은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S님은 저희 팀에 조인하게 됩니다.
결코 합쳐질 것 같지 않았던, 평행선이 닿아 인연이 만들어 지는 순간이죠.

그리고 우습게도, 몇 달 지나지 않아, G님과 인연도 닿게 됩니다.
10여년 전에 자취방에 모였던 그 세 사람의 인연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죠.
참으로 말할 수 없는 인연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G님의 인연은 단 하루 만에 다시 끊어지게 됩니다.
4년 동안의 기나긴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참으로 인연이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받아들이고 축복 할 수 밖에요. 하하.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은, 10여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S님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느낄 때입니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면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면을 참으로 찾기 힘들구나 하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인연을 만들어주시는 보이지 않는 힘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함께 하는 팀원들을 하나 하나를 돌아볼 때마다,
커다란 운명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또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죠. 하하)

앞으로 어떤 인연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참으로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저는 전생의 저에게 진심으로 많은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덕을 쌓아주셔서, 현생에 이렇게 많은 복을 받고 있으니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by 제임스 | 2008/03/31 00:38 | 팀만들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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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스팟 at 2008/03/31 01:49
인연을 만든다는거 참 재밌는 일이죠.
Commented by Paromix at 2008/03/31 02:23
그래서 착하게 살아야한다니까요. 언제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지 모르니...^^;;

제임스님과의 좋은 인연도 저에게는 멋진 행운이랍니다.^^
Commented by coffeejava at 2008/03/31 03:32
인생사 세옹지마군요 그래도 좋은분들인듯 합니다. 함께 일한뒤에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것은...
Commented by uhihi at 2008/03/31 08:24
전 이렇게 웹상에서 제임스님을 만나 좋은 글 많이 읽고 많은 생각하게 된 인연이 참 소중합니다.
Commented by ☆션☆ at 2008/03/31 09:14
저도 제임스님을 알게 되어 참 감사드려요.

저희 회사는 요즘 사람이 들고 나고, 저도 이제 마음 정리를 하려하는데
인연이란게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
마지막까지 저도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희정 at 2008/03/31 11:09
정말 인연이란것은 알수가 없는거로군요..;;
Commented by 북이 at 2008/03/31 14:32
항상 마음에 여운이 남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아치븐 at 2008/03/31 21:06
담아 갑니다.
왠지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8/03/31 23:22
스팟님// 네, 인연이란 즐거움도 슬픔도, 아쉬움도 쓸쓸함도 있는 것 같아요.

Paromix님// 그런가요? 하하 갑자기 얼굴 보고 싶어지네요. 가지님하고 함께 계시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coffeejava님// 날카로우십니다. 복인 것 같아요. 대부분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나중까지 남게되는 분들은 늘 좋은 사람들 뿐이니까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8/03/31 23:22
uhihi님// 네, 저도요. uhihi님의 독특함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또한 감동도 받고 그런답니다.

션님// ditto입니다. 하하. 맞아요.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나저나 션님이 회사에서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희정님// 그런 것 같아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면 참 희한한 일들이 많은 것 같네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8/03/31 23:22
북이님// 네, 감사합니다. 좋은 사이트네요.

아치븐님// 네, 봄이 가까워 오니 참 좋습니다.
Commented by BoBo at 2008/04/01 04:54
인연이란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는 글이네요.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8/04/01 09:06
아, 멋지군요. 우리 모두는 인연으로 맺어져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이 중요한것이겠지요. 기업을 하다보면 자칫 삭막해지기도 하고 너무 공을 들인 인력이라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기도 쉬울텐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린 모두 이어져있는데, 꼭 그런 기분 들지 않아도 좋겠지요. :) 축복해주는 제임스님의 모습과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을 S님을 보며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아, 봄날이군요. 오늘하루도 즐겁게 시작입니다!
Commented by 자유화근 at 2008/04/04 11:22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저에게 딱 필요한 말씀을 해주시는거 같습니다.
힘들고 묵은 관계에 연연할께 아니라...
새로운 인연을 찾아 오늘은 훌쩍 떠나 보고 싶네요...

한참을 이 글 앞에서 생각에 잠기다... 떠납니다...^^
Commented by 海月 at 2008/04/06 18:12
사는 것이 인연의 연속이죠. 그 인연의 실타래를 어떻게 묶고 푸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죠. ㅎㅎ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8/04/09 22:38
BoBo님// 네, 인연이란 참으로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 같네요.
BoBo님은 어떤 인연으로 이곳에... ^^

샤린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겨우 그것 밖에는 없는 걸요.
그래서인지, 함께 있지 못해도 은은한 따뜻함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봄이 참 좋아요. ^^

자유화근님// 그냥 제 이야긴걸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인생을 진하게 사시는 분 같네요. 좋아보입니다.

해월님// 그런 거겠죠? 제 스스로가 실타래를 잘 풀고 있는지 걱정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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