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0일
얼마나 멀리 보고 있습니까?

"선배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얼마나 멀리 보다니요."
"아주 간단한 이야기에요.
으음... 이전에 open source를 가져다가 시스템에 맞도록 수정한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A라는 친구는 잘 돌아가는 데에 만족을 했고요,
B라는 친구는 좀 더 멀리 보았죠.
예를 들어, 수정한 부분이 다음 patch를 적용할 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흥미로운데요~"
"A 친구는 프로젝트의 완료시점이 최종 시험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B 친구는 그 뒤 몇 년 후까지 시스템 프로젝트가 이어진다고 본거죠.
사실 첫 번째 친구의 심정이 이해는 가요.
회사가 마음에 들지도 않고, 또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를 떠나려고 하는 상황에
몇 년 뒤를 고려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죠.
그 친구 눈에는 B가 바보 같아 보였을 겁니다."
"입장이 이해가 되네요."
"사실, 멀리 내다보는 엔지니어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열정이라는, 감성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유가 없는 거죠.
그냥, 내가 만든 작품은 모든 면에서 훌륭해야 한다는 생각이랄까.
종종 이런 친구들이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몇 년 뒤를 위해서
상당할 지도 모르는 추가적인 노력을 지금 이 순간에 들이는 것이니까요.
이것 저것 고려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해결책을 위해 난이도도 높아지게 되죠.
게다가, 기술을 잘 모르는 팀장님은 이 차이를 전혀 발견할 수도 없는데도 말이죠."
"슬퍼지는데요."
"하하. 좋은 것도 있어요.
제일 좋은 것은 ...
이 두 친구의 사소한 간격이, 몇 년이 흐르면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그건 아마도 ... 넓은 시야나 깊은 지식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겠죠.
멀리 내다보는 마음자세에게 시간이 안겨주는 선물일겁니다."
"네~"
"후배님은, 어디까지 바라보고 있나요?"
# by | 2007/10/10 00:42 | 메인스토리 | 트랙백(2) | 핑백(3) | 덧글(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유익한 시간 5분
딱 5분 투자로 훌륭한 글과 생각을 만날 수 있는 기회 5분의 여유가 있다면 제임스님 글을 읽어보시라. 얼마나 멀리 보고 있습니까? 더 짧은 글로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혹시 그대는 지금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질 사람을 환대하고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을 천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외수님의 글 중에서...more
제목 : jericho의 생각
얼마나 멀리 보고 있습니까 : 완전 공감.. "두 친구의 사소한 간격이 나중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more
... 0 metoo 얼마나 멀리보고 있습니까?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끔 하는 글이다 오전 10시 7분 얼마나 멀리 보 ... more
... 당신의 가슴 속에 품은 꿈은 무엇인가요? 역시 멋지신 분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노력하는 모습에 존경을.. 얼마나 멀리 보고 있습니까? 항상 멋진 글을 올려주시는 제임스님.. 이번에도 와닿는 글을.. 옆에서 바보같다 비웃어라.. 그 사람이 바보 취급당할 날이 오는건 짧진 않아도 아주 먼 미래의 상 ... more
... tistory.com/100 서울대 꼴지와 지방대 1등 http://jamestic.egloos.com/1497911 얼마나 멀리 보고 있습니까? http://jamestic.egloos.com/1522165 무료 음료수의 스낵 http://jamestic.egloos.com/1463659 그 친구들은 안그래도 되는데 말이지 http://jamestic ... more
뻔히 보이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정치적인 논리로 진행되는 일을 대하다보면
3년, 5년 후에 문제가 표면으로 들어났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깊은 고민을 하게 되죠.
이런 고민을 하는 저에게 저보다 많이 일한 사람들은
3년 주기로 회사를 옮기라고 하라고 합니다. ㅡ_ㅡ;;;
그런 논리로는 도망갈 때가 한참 지났는데,
뭐 별다른 문제가 아직 안생겨서 버티고 있습니다. 호호홋.
어렵지도 않으면서 가끔 가슴을 찌르는 것이.. ㅎㅎ
바쁘신건 알지만 자주 써주세요 ^^;
제게 주어진 일들을 그때그때만 잘 넘겨보자는 식으로 처리한 경우가 벌써 몇번이나 있는데요, 제임스님 글 읽고 반성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제 자신을 돌아 보게 되네요..
현실에서 멀리 내다 보는 것이 참 힘들지만 말 한 것 처럼 큰 격차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내다봐서 목적에 충실하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즉, 기술적으로 깊이 있게 멀리 보는 것은 지향할 것이지만
과도한 기능 확장이나 불필요한 (마치 미래에 쓰일 것 같은) 옆으로의 확장은 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말이에요.
저도 좀더 멀리 봐야할텐데 말이에요. 매일매일 조금씩 더 노력해봐야겠어요. 귀찮아하지 않고 조금더 멀리보기.^^
이런 건 개발철학과 맞닿은 문제 같군요
제 마음엔 어떤 것이든 중용을 지키는 것이 좋을 듯 싶어요
회사의 정신적 핵심이라고나 할까~
마음속에 열정을 너무 많이 가지고 태어나는 것에, 좋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당췌 몸이 편하질 않으니… 항상 지금처럼 여유롭고 즐거우시길~ ^^
구라마왕님// 하하 이것 참… 감사합니다. 칭찬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저도 많이 쓰면 좋겠는데, 배움이라는 것이 제에게도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라서 ^^
영회님// 추천에 칭찬까지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
영회님을 한번 뵙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낳고, 결국은 나에게
손해만 입히더라고요. 누구를 미워하면 안되겠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나저나, 밝게 웃으시는 Flow님 사진만 보면 '긍정'과 '밝음'만 보입니다. ^^
eslife님// 그랬나요? 기분 좋는 말씀인데요 ^^ 감사합니다.
제가 글을 잘 못써서 쓰고 또 고치고를 수십번 반복하는데 노력한 보람이 있나 보군요.
스위스 사진은 정말 멋지군요. 부럽습니다
alones님// 아주 정확한 지적을 해주셨네요. 넘침은 좋은 것이 아니죠. 저도 minimalism이 더 끌립니다. 사족이 될까봐 못 적었는데, (사실 그런 대화까지는 없었죠) alones님께서 말씀해 주시니 더 좋습니다.
폭주무면허님// 아주 독특하신 분이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하지 뭐~' 이런 나태함에 제 자신과의 싸움에서 제일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키팅님// 그건 제 생각이 완료형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저도 배우는 중이니 ^^
위의 alones님 말씀처럼, 과하지 않은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멀리 봐서, 프로젝트를 못 끝내면 안되니까요.
이제까지 앞을 보고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제임스님 글을 읽으니 세세한 부분에서의 미래는 내가 얼마나 보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k.e.p.t님은 잘 하실거라고 생각했는데, 겸손이시겠죠?
가을의 중심에 있어서 기분이 참 좋네요~ ^^
너무 와닿는 얘기들이고, 말투도 너무 정감이 가서 ^^
조금 힘들더라고, 마음의 뿌듯함은 이 모든 것을 보상하고도 남죠.
제 꿈을 이루어 주시고 계시네요. 화이팅~ 히히님
나르샤님// 나르샤님께 1년전에 답변 드렸던 글을 한번 읽어봤어요.
1년이라는 시간이 참 빨리흐른다는 생각과 함께,
글쓰는 것이 더 조심스러워 지기도 하고요.
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시는 나르샤님이 자랑스러워 지네요.
즐기면서 최고가 되시길 바랄께요~ 나르샤님
"작은 시간이 모여서 이후의 너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거니깐,
지금 짧은 시간이라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라고..."
지금 내가 남들보다 한가지만 더하면 시간이 흐르면,
남들보다 어마한 것들을 더 해낸다는 생각으로 조금도 움직이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사람과 잘 못하는 사람의 이런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래머에게 자신의 프로그램은 자식같으니깐...
내 자식이 어디가서 못났다고 들지 않도록 열심히 만드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룬다크님은 당연히 그러실거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맞았네요.
아버님의 영향도 컸군요. 좋아요~
'자식' 이라는 단어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