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이 넓은 집을 가지고 싶었어


미국 사시는 고모가 처음 집을 사셨습니다.
마당이 정말 넓은 집이었습니다.
한 100평은 족히 넘는 그런 멋진 잔디밭이었습니다.

"우와, 잔디밭이 거의 운동장 수준이에요."
"으응~ 잔디밭이 넓은 집을 가지고 싶었어."
"이제 주말마다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겠네요."
"That's Right!"

몇 년이 지나, 고모를 다시 방문 했을 때, 새 집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희야~, 수영장이 있네요. 게다가 너무 멋져요"
"으응~ 수영장이 있는 집을 가지고 싶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언제라도 수영할 수 있으니..."
"That's Right!"

(머릿속으로)
'음... 근데, 잔디밭은 이제 거의 없네...'


최근에 고모를 방문 했을 때, 또 새집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우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요. 산 아래가 한눈에 보이네요."
"으응~ 경치가 아름다운 집을 가지고 싶었어."
"매일 이 벤치에 앉아서 경치를 보면, 행복할 것 같아요."
"That's Right!"

(머릿속으로)
'음... 근데, 수영장은 이제 없네...'


궁금한 터에 여쭈어 봅니다.

"근데, 이제 잔디밭이 넓은 집은 싫으세요?"
"으응, 잔디밭? 첫 집은 정말 잔디밭이 넓어서 좋았지. 강아지들도 뛰어 놀고 천국이 따로 없었어. 그런데 얼마 지나니까 참 불편하더라. 매달 잔디도 깎아야 하고, 낙엽 떨어진 것 깨끗이 주워야 하고, 강아지 응가 한 것도 치워야 하니까 말이야. 일이 너무 많아. 이제 잔디밭이 적은 곳이 좋아."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럼, 수영장은요?"
"수영장? 그러고 보니 둘째 집에는 수영장이 있었지? ... 그때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지. 거의 한 달은 물속에서 살다시피 했으니까 말이야. 근데, 수영장이 챙겨야 하는 일이 어찌나 많던지. 물 썩지 않도록 약 뿌려 줘야지. 낙엽 같은 것 떨어지면 청소해줘야지. 게다가 수영장 물 데우려면 가스비가 어찌나 많이 들던지. 이젠 수영장 없는 것이 더 좋아"

"네... 고모"


(머릿속으로)
'다음 집은 어떤 집일까?'

by 제임스 | 2007/08/16 00:01 | 작은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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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인 at 2007/08/16 01:43
그래도 소망을 현실로 이뤄내시는 탁월한 능력이 부러운데요 :) ?
Commented by k.e.p.t at 2007/08/16 02:11
한가지를 얻게 되면, 또다른 한가지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군요. 하핫.

다음 집은 어떤 집일지, 저도 무척 궁금해지네요.^^
Commented by TayCleed at 2007/08/16 07:37
그래서 3번째는 가만히 앉아있어도 자연적으로 바뀌는 집으로 가셨네요. ㅎ

다음은... 자연 속으로 더 들어가시지 않으실까요? 한옥 같은 걸루요. 한국에서 목수들 데려다가...;
Commented by 친절어린이 at 2007/08/16 07:54
정원 조그맣게 있고, 수영장도 조그맣게 있는 집이 좋을 것 같은데....관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을려나요?ㅎㅎ
Commented by 5throck at 2007/08/16 08:09
글을 읽고나니 꿈과 현실의 괴리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하셨던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때 느끼는 점 같은 부분 말입니다.... ^^ 항상 행복하세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16 12:50
지인님// 네, 꿈도 있고, 행동도 있으신 분이죠. 제가 많이 배워야 하죠.

k.e.p.t님// 정확히 말하면, 일부러 포기하시는 것인 것 같아요. 둘다 가지기를 원했다면 그러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충분히 소유했다는 느낌 뒤에는 미련이 남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TayCleed님// 음... 이것도 유쾌한 비유신데요. 저절로 바뀌는... 다음에 방문하면 말씀 드려야겠네요.

친절님// 충분히 소유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겠죠. ^^ 그런 집 사시면 초대해주세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16 12:50
5throck님// 무섭습니다. 5throck님께서 제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보시는 것 같아서... ^^
소프트웨어 하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찾지만, 정작 그곳에 도착해보면, 내가 원한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꼭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적은 건 아니고요. 어떤 관계가 느껴지는데, 관계의 설명 보다는 그 시작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백승우 at 2007/08/17 09:02
K팀장 : "요즘은 EJB가 유행이니 우리도 이걸 쓰자, 알잖아 트랜잭션 처리가 얼마나 머리아픈 일인지, 우리가 직접 짜는 코드보다는 훨신 좋을 거야.."

얼마 후

K팀장 : "이건 세션빈이고 엔티티빈이고 쓸데없이 한판 호출에 파일을 3개씩 만들어야 하고, 괜히 복잡해지네"

또 어딘선가 어떤 말을 들었는지

K팀장 : "요즘 스프링이 뜨고 있다는데, EJB썻던 가장 큰 이유가 선언적 트랜잭션 처리 였는데,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쓰면 어떨까? 하이버네이트랑 연동하면 훨씬 간단해 질텐데,...."

얼마 후

K팀장 : "좋은 기술인건 확실한데, 신기술이라 그런지 기능을 100% 발휘도 못하고 생산성도 그냥 JDBC로 하는 것보다 못하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

// 이런 관리자가 있다면, 팀원들은 줄행랑을 쳐버릴..^^
Commented by YUZI at 2007/08/17 19:32
고모님께서 참 즐겁게 사시네요.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loondark at 2007/08/18 10:23
인간이 실증내는 것이 인간을 빠르게 발달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봅니다. 어떤것에 익숙해진 것 같으면 그 것을 깨버리라는 말이있듯이 어떠한 것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것은 멋진 모습같습니다.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18 13:35
승우님// 하하~ 짧은 경험에도 많은 것을 배우신 것 같아요. 힘이 있다는 것은 항상 그 힘을 Abuse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함께 있는거죠. 그래서 리더는 말을 아껴야 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리더는 외로운 거구요.

그나저나, 멋진 토요일이네요. 승우님도 여유로운 토요일이시길~

Yuzi님// 네, 자신이 원하시는 것을 항상 손에 넣으시죠. 항상 낙천적이며, 즐거우시고요. 제대로 보셨네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18 13:39
loondark님// 오옷~ 깜짝 놀랐어요. ^^

군대에서 많이 배우신 것 같아요. 덧글이 한층 성숙된 느낌이 드네요.
소중한 휴가에 걸맞는 맑은 토요일이네요.
loondark님이 아주 좋은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독심호리™ at 2007/08/19 01:46
저두 저런 고민해도 좋으니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Commented by 미친병아리 at 2007/08/19 11:27
잔디밭도 있고, 수영장도 있으며, 경치가 좋은 집으로 가는 방법이 없을까요?
잔디 관리, 수영장 관리를 편하게 하는 방법을 만들어 낸다면.. ㅎㅎㅎ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20 12:48
독심호리님//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집니다. ^^

미병님// 그럴 수 도 있네요. 다음에 한번 여쭈어 보죠.
지금까지 받은 느낌으로는 충분히 소유한 것은 그 의미를 잃는다 그런 것 같았습니다.
'내가 물건을 소유하는 만큼, 물건 또한 나를 소유한다.'
뭐 그런 거추장스러움이 아닐까 하는…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8/21 23:18
사람의 맘이란게 하하핫.. :)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그걸 또 파괴하고.. 끊임없이 생산하고 파괴하고.. 그 틈에서 남는건 경험이겠죠? 산지식이요..
늘 제임스님 글은 읽고나면 뭔가 남아서 좋아요.
Commented by 소내기 at 2007/08/24 15:27
등가교환법칙이군요--;
Commented by Erik at 2007/08/27 16:05
뉴욕에 사는 사촌동생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형! 난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어".. 후후..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8/31 00:44
샤린님// 영원이 만족할 수 없는 굴레같은 것이 느껴지는 데요.
마치 그것을 극복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소내기님// 어려워요. 같은 값어치 끼리 바꾼다? 뭐 그런건가요?

Erik님//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 다음에는 또 뭐가 있을까요? 왠지, 사촌동생님이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Commented by ruffneck7 at 2007/09/02 21:45
안녕하세요 여차저차해서 제임스님의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한 20~30개의 포스팅을 한꺼번에 읽어봤는데 정말 좋기도 좋지만 프로그래머 준비생인 저에게 도움되는 글이 너무나도 많네요..^^
자주 들려야겠습니다. 아무튼 좋은 글들 감사드려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9/04 23:29
ruffneck7님// 도움이 된다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제가 가능하면 천천히 포스팅 하려는 의도를 들킨 것 같네요.
1년이 지나도 50개의 글밖에는 없을 겁니다.
그나저나, 제 글은 그냥 참조하시고, 흘려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고수라는 사람들은 누구의 이야기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분들이니까요.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키팅 at 2007/09/12 08:49
류한석님 블로그를 통하여 우연히 방문했는데,
간결한 인용문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글도 쉽게 읽혀지고
포스팅 대부분이 인간적인 맛이 있어서 너무 좋으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게 될꺼 같아요^^ㅋㅋ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9/13 12:37
류한석님께서 소개를 해주셨군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키팅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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