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야, 넌 고양이자나.

저희 집 고양이, '쿠키'가 바깥 구경을 하고 싶은지 현관문 앞을 왔다 갔다 합니다.
졸린 듯 음냐~ 하품을 하다가, 갑자기 무엇을 발견했는지, 놀란 얼굴로 후다닥 도망쳐 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가 살펴보니, 현관 틈 사이에, 집을 탈출한 햄스터 한 마리가 고개를 빠꼼 내밀고 킁킁 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하하.

쿠키를 돌아 보며 한마디 합니다.

"쿠키야, 넌 고양이자나!"



때는 2002년입니다.
'이 팀이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팀이란 말인가?
1998년 월드컵 때는 외국 선수들에게 기가 죽어 제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던 선수들이,
도대체, 4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당당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걸까?'
눈물이 납니다.
대부분 같은 선수인데 말이죠.
과연, 무엇이 그들을 바꾼 것인가요?


대학교 3학년 때, 한 학생이 생각납니다.
저하고 같은 수업을 들었던 친구였는데, 그 당시에는 저만큼 어리숙하고 자신감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후, 그 친구의 모습을 다시 보았을 때, 저는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대단한 자신감에 차있었고, 교수님과의 협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죠.
도대체, 1년 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요?



"쿠키야, 넌 고양이란다
쥐를 잡을 수 있는 날카로운 손톱도 있고, 이빨도 있으며,
쥐보다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는 고양이란다."

대한민국 팀은 1998년에도 이미 호랑이 팀이었을 겁니다.
단지, 한 외국인이 '자네들은 호랑이 팀이라네' 라고 이야기 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뿐이겠죠.

이 친구도 원래 호랑이었을 겁니다.
한번도 거울을 본적이 없는 그에게, 누군가가 거울을 내밀며, 그 친구의 호랑이를 찾아 주었을 겁니다.
그때서야 자신이 호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겠죠. 아마 교수님 아니었을까요?



제 얼마 안 되는 경험을 비추어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사람, 한국인은 매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호랑이의 용맹, 두뇌 그리고 힘을 가진 사람들이죠.
단지,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스스로가 호랑이라는 것을 잊고, 길들여진 얌전한 고양이로 살고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가깝고, 먼 곳에서 활동하는 훌륭한 한국인 호랑이들이 참 많습니다.
이제는 나머지 대부분이 자신의 호랑이를 찾아, 뜨거운 자신감을 마음에 간직할 때라 생각합니다.
한 기업이나, 한 나라의 발전에 있어서 항상 장애물은 존재하지만, 자신감과 의지, 그리고 올바른 방향이 있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항상 극복이 된다고 믿습니다.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가 GNP 세계 2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사 참조)
그렇게 될지, 안될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정도를 걷는다면
훌륭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 된다면, 이 세대는 가장 축복 받은 세대가 될 겁니다.
눈물이 나네요.


"쿠키야?"

by 제임스 | 2007/04/29 22:35 | 메인스토리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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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aromix at 2007/04/29 22:58
그러고보면 주변에 정말 능력있고 멋진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보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답니다.^^ 물론 제임스님도 그런 분들중 한분이고 말이에요.^^
Commented by 海月 at 2007/04/30 08:47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보단 스스로 과소평가를 내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요. 오만함이 아닌 떳떳한 자신감... 정말 가장 중요하죠.
Commented by sesism at 2007/04/30 09:10
어쩌면 햄스터가 호랑이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고양이 너무 귀엽습니다 아웅 :)
세계에서 2등 부자나라면 참 좋겠지만, 고른 성장이 아니면 그리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없이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된다면 참 좋겠어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30 13:13
Paromix님// 네, 저는 새끼 호랑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랍니다. ^^ 2050년의 주역이 되시길.

해월님// 네, 맞아요. 과소평가가 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한 것 같아요. 게다가 보이지 않는 리더들이 더 큰 힘을 발휘하곤 하죠. 해월님은 자신감 가득이시죠?

sesism님// 오랜만의 컴백 후에 반가운 인사도 못 드렸네요. ^^ 햄스터가 조금 살이 찌기는 했지만, 하하 저희집 고양이가 좀 특이하죠. 생선도 안 먹고, 김 만 먹는다는…
네, 고른 성장이 행복 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죠? 성장과 분배의 조화, 참 어려운 이야기 입니다. 저도 우리가 두 마리 토기를 다 잡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션☆ at 2007/05/02 12:59
아, 잊고 있는 정체성을 일깨워줄 외부적 자극이 필요한거군요.
한국에서 별로 재능없다는 소리 듣다가 유학갔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곳의 노 교수님께서 "너는 별과같은 재능을 가진 아이로구나"하는
말씀 한마디에 그 친구의 이후 인생이 달라져 버렸어요.
그렇게 옆에서 숨어있는 무엇인가를 끄집어 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혹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그런 행운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만은...ㅡㅡ;
문제는 제 안에 그런 재능이 숨어 있을까, 혹은 잠재력이 있을까 하는 고민에
선뜻 대답이 안나와요.
하지만 채워가면 뭔가 채워질 날도 오겠지요! 이힛!!!!

5월입니다. 제임스님, 5월도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요!!!!
오랫만에 들렸더니 괜히 영양가 없이 글만 길어져서 후다닥 접고 갑니다.
^^;;;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5/02 19:27
저는 션님이 그런 능력이 있다고 봐요.
션님은 가장 중요한 덕목인 팀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갖추셨으니까요.
게다가, 익숙하지도 않은 새로운 일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요. 단지 걱정되는 것은, 자신의 능력에 넘치는 일량을 받아,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거죠.

박지성도 하루 경기를 하면 하루 쉬어야 하고, 김병현도 100개를 던지면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되죠.
사실, 그건 호랑이의 능력의 문제가 아닌, 일을 분배해주는 더 높은 리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영업 부장님이시겠죠?
그러니, 자책 할 필요 없는 것 같고요. 슬기롭게 선순환의 길로 들어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션님의 능력과 미래를 믿어요.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5/07 00:59
자신의 잠재능력, 그리고 그것을 끌어내어주는 사람. 그리고 발견된 잠재능력을 잘 관리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력..

고양이가 호랑이가 되어서도, 고양이가 쥐가 되어서도 안되겠지요..
오늘도 좋은 글 읽고갑니다 :)
Commented at 2007/05/0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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