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한가지

우리 부모님의 세대는 더 하셨겠지만, 우리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칼퇴근을 하더라고 하루에 8시간, 자는 시간을 빼면 50%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것이죠.  일을 조금 많이 하는 경우에는 깨어있는 시간의 70~80%를 회사에서 보내게 됩니다.  가족과의 시간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셈이죠.  결국 일터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의 반은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학교 2학년 때였죠.  작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제 스스로가 참 좋았습니다.'  (어리숙하죠?)  제 자신의 세상에 빠져서 '누구나 자기 자신을 좋아한다' 라는 글을 발표를 했었죠.  결과는 '쟤 참 이상한 애다' 하는 분위기로 돌아섰고, 저는 '누구나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전환을 했답니다.  지금 보니, 스스로를 좋아하는 사람이 오히려 행운아에 가깝더군요.

똑 같은 실수를 입사 후 2년 때도 반복했습니다.  제가 있던 팀은 매우 훌륭한 팀이었고, 저는 제 팀을 사랑했습니다.  다른 팀과 맥주를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누구나 자기 팀을 좋아하는 거 아냐?' 라고 했다가, 아주 이상한 사람으로 몰린 후에는, 그 생각도 수정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정신 차려 보니, 제가 그런 팀에 있었던 것은 매우 행운스러운 일이더군요.

그러고는 왜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 하는 짧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간단하더군요.
모든 팀장님이 저희 팀장님 같지 않으셨던 겁니다.


'팀장'이란 참으로 예술적인 자리입니다.
팀장님은 위로는 주어진 목표를 주어진 시간 내에, 부족한 인원과 재원으로 완수해야 합니다.  윗분들의 고과와 관련이 있는 일이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오는 스트레스는 엄청납니다.  아니, 엄청났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팀장님은 그 스트레스를 팀원들에게 내리지 않기 위해서, 참으로 많은 지혜를 사용하셨습니다.  그 지혜의 중심에는 믿음과 인내가 자리잡고 있었죠.  팀장님은 '잘할 것이다' 하며 믿어주셨고, 팀원들이 결과를 만들 때까지, 온갖 스트레스를 막아주시는 '슬픈 우산' 이 되어 주셨습니다.

팀장님의 우산 덕분에, 팀원으로서 제 삶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80% 이상의 시간을 일만하면서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었지만, 엔지니어로써는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어느덧, 제 손에 우산이 들려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 만큼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없듯이, 팀장님을 바라보는 어깨가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팀원들의 인생을 행복한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제가 '우산' 이 되어야 하는 차례입니다.  지혜는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 희망인 것은, 제 스스로도 '행복한 우산'이 되어주고 싶군요.


아참, 이것도 제 착각일지 모르죠.

"팀장님~, '슬픈 우산' 이셨나요?
아니면, '진정으로 행복한 우산' 이셨나요"

 

by 제임스 | 2007/04/16 00:48 | 팀만들기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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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yam at 2007/04/16 04:35
제임스님은 좋은 팀장님이 되실 것 같네요.
밑에 계신 분들은 행복하겠습니다. :)
Commented by 독심호리™ at 2007/04/16 09:49
팀원들이 팀장의 마음을 알고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면

또한 그 마음을 팀장도 알고 있다면 "행복"하게 우산을 들고 계실 것이고......


모른다면 자식들이 언젠가는 자라서 부모마음을 알거야 하는 심정으로 약간 "슬픈" 마음으로 우산을 들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죠 뭐^^)
Commented by loondark at 2007/04/16 10:41
제임스님은 심정이 고운분인가보네요. 전 제가 가장 싫던데...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도 제임스님은 훌륭한 팀장이 되는 조건을 갖춘 것 같네요.
믿어주고 관심가져주는 것보다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없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Erik at 2007/04/16 12:52
언제나처럼 좋은 말씀을 해주셨네요.
슬픈우산이란 항목이 맘에 듭니다. 하지만 요즘 얘들에게 속상한 것이 저나름대로 있죠.
누군가가 우산으로 막아주고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얘들이 많다는겁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위에서 말한 모습의 팀장은 시간이 갈수록 없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다른 모습의 팀장이 존재할 수 있겠죠.. 그것도 조만간에.. ^^
Commented by k.e.p.t at 2007/04/16 14:26
좋은 우산을 겪으셨다는 것을 깨달으셨고, 그리고 그것을 진정으로 좋아하셨다는 느낌이 물씬 드는 글이네요..^^

제임스님 팀은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울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Vincent at 2007/04/16 15:29
이런 소리 하면 저도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는 별로인 인간인데 운이 좋다 보니 인생의 각 단계에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고, 그들이 도와줘서 항상 결정적인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이런 얘기를 그 "좋은 사람" 중 한명에게 했더니, 바로 그게 네가 가진 자질이고, 네가 그 사람들을 너에게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든 거라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제임스님의 팀장님이 좋은 분인데에는 제임스님의 역할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카페모카 at 2007/04/16 20:13
제임스님은 좋은 팀장님이십니다. ^ ^ 힘내세요.

경영학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최고의 경영자의 모습이 우습게도 동화속에 있다고 하네요.. '바보 이반' (저도 안읽어 봤습니다.) // 도움이 되실런지..^^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16 23:48
nyam님// 설마요. 아직은 투명우산이랍니다.

독심호리님// 네, 역시 연륜이 담긴 말씀이십니다. ^^

loondark님// 제 착각의 연속이지만, 저는 loondark님이 저였다면 매우 자랑스러웠을 것 같은데요 ^^ 소중한 시간을 참 잘 보내고 계신것 같아요.

Erik님// 아마 몇년의 시간이 더 흐르면 저희 팀장님의 경지에 오르지 않으실까요? 어머니가 자식이 알아주던 아니던, 언제나 즐겁게 우산을 들고 서계시는 것처럼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16 23:48
k.e.p.t님// 네, 저는 행운아죠. 저는 아직 한참 부족한 투명 우산이죠.

Vincent님// 빈센트님 덧글을 읽으면서, 이 분은 복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저도 복을 받은 듯한 느낌인데요. 감사합니다.

카페모카님// 하하, 전혀요. '바보 이반' 주문해서 읽어보아야 겠네요.
Commented by Paromix at 2007/04/18 00:30
처음으로 만난 팀이 좋은 팀이라는건.. 저도 행운아겠죠??^^ 이글을 읽으면서 지금 팀장님 생각이 문득들어버리니 말이에요.^^
제임스님도 멋진 팀장님이실것 같아요.^^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18 19:25
지난번 Paromix님 얼굴에 쓰여있더라고요 ^^
저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
제팀이 너무 좋아요... 이런 식으로... 하하

세상에 그런 팀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드디어 선진국이 될거구요.
저는 노력중이고요....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4/22 17:10
아, 멋집니다. :) 슬픈우산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아마 우리팀을 이끄는 소장님은 어떠실까 하고 느껴집니다. 우리가 짐이 되지 않아야 할텐데.. 라고 되뇌이기도합니다. 함께한다는 것이 가끔은 행복하고, 또한 가끔은 서글프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직, 충분히 제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나봅니다.

제임스님, 참 개인적으로는 부럽습니다. 후훗.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22 22:21
샤린님의 자신감은 언제나 비쳐진답니다.
제가 좀 바보스럽죠 ^^ ㅎㅎ
Commented by 미친병아리 at 2007/04/29 17:12
정말 예술적인 자리지요.. 그런 자리에 너무 일찍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Commented by sanghyun at 2007/04/30 11:15
글 잘 읽었습니다. 우산을 들고있는 사람으로서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요.
미친병아리// 공감합니다. 특히 작은 조직이 양적으로 성장할 때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4/30 12:59
미병님// 네, 그렇죠? 미병님은 참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회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좋아 보여요. 일찍 팀장에 올라서 아주 오랫동안, 본인이 원하는 만큼 있을 수 있는 건 어떨까요. 사실 준비 여부가 문제지, 시간이 문제는 아니겠죠. ^^

상현님// 든든한 우산일 것 같은데요 ^^ 조직의 양적인 성장, 키포인트네요. 양적 성장과 팀장을 만들어 내고 발견하는 능력은 함께 가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 같군요. Add Link가 안되네요. 상현님
Commented by footix at 2007/05/03 10:54
요즘 그 팀장이라는 자리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ㅠㅠ 슬픈 우산 보다는 빵구난 우산이라... 얼굴에 흐르는게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르겠다는것만 빼고요 ㅡㅡ;;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5/04 09:05
네, 포스팅을 보니 느낌을 조금 알것 같습니다.
제 경험을 돌아보면,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없어! 하다가~
몇개월 후에는 할만한걸... 이렇게 제 자신이 upgrade 되더군요.
희망을 가지시고요.... footix님
Commented at 2007/11/23 11: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11/24 15:22
지금도 그분을 떠올리면, 마음이 찡해 옵니다.
잘 하셔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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